현대重, 대우조선 품기 위해 넘어야 할 문턱들
현대重, 대우조선 품기 위해 넘어야 할 문턱들
  • 고정훈 기자
  • 승인 2019.03.0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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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 표명' 정성립 사장 후임자 인선
구조조정 걱정에 투쟁 중인 노조 설득
EU-中-日 등 해외 경쟁국 심사도 '숙제'

[키뉴스 고정훈 기자]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자로 확정된 이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채무조정 끝에 산업은행(산은)에 관리를 받게 됐다. 이후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매각 의지를 수차례 드러내며, 결국 현대중공업에 매각을 결정했다. 그러나 아직 도처에는 수많은 문제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간 대우조선해양은 산은 관리 체제에서 경영 정상화를 꿈꿨다. 매출은 하루 아침에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수주가 늘어나며, 반등세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목표 수주량에 90% 이상을 달성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합병 소식은 회복세를 보이던 대우조선해양에 오히려 온갖 악재로 작용했다. 이중 첫번째는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의 사의 표명이다. 정 사장은 현대중공업이 인수 후보자로 확정되자 지난달 15일 돌연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다. 정 사장 임기는 오는 2021년까지로, 아직 2년이 남은 상황이다.

문제는 조선업 특성상 불확실성 리스크가 커질수록 선주와의 신뢰 관계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점에 있다. 이는 그동안 회복세를 보이던 선박 수주에 적신호가 켜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간 정 사장은 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글로벌 시장에서 큰 신임을 받았다.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대표이사(사진=대우조선해양 홈페이지)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대표이사(사진=대우조선해양 홈페이지)

노동조합(노조)의 거센 반발도 걸림돌이다. 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은 합병이 완료된 후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연일 투쟁을 거듭하는 중이다.

6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는 자료를 통해 “(그동안) 대우조선 노동자들은 기본급 반납, 무급휴가 등 4년간 허리띠를 졸라매며 대우조선해양을 정상화 시켜냈다”며 “노동자들의 삶은 무너졌고 일터는 황폐화됐다”고 했다. 이어 “지난 4년여간 희생의 결과 대우조선은 천문학적 흑자를 달성하며 경영정상황에 접어 들었지만, 노동자들은 또다시 매각이라는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휘말리고 말았다"고 일갈했다.

이날도 대우조선지회는 경남도청 앞 도로에서 열리는 민주노총 총파업 경남대회에 참가했다. 오는 8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막기 위한 총파업 투쟁'도 진행한다.

여기에 합병으로 인한 독과점 문제도 만만치 않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국내 조선업체 1, 2위로 평가받는다. 두 회사가 합쳐 전 세계 선박 수주 점유율 21%를 차지할 정도다. 때문에 업계관계자들은 두 회사 합병 시 독과점 심사를 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문제가 심화될 경우 독과점 위반 요소로 국제 공정거래위원회에 회부될 가능성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요 경쟁사인 중국과 일본, 공정경쟁을 중시하는 유럽연합(EU)에 까지 심사를 받아야 한다. 실제 아산재단 정몽준 이사장은 고(故)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서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80~90%가 수출산업이다. 주요 국가에서도 기업 결합에 관한 심사를 받아야 한다"며 "우리끼리 결정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합병이 난항을 겪자 울상을 짓고 있는 쪽은 대우조선해양이다. 관련 시비가 불거질수록 인수 작업 속도가 늦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분명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관련 업계에선 선사와 조선소를 연결해주는 선박브로커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대우조선해양의 영업활동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들이 돌고 있다.

게다가 이번 합병에 대한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이번 실사를 통해 대우조선의 경영 상황을 어느정도 들여다볼 수 있다. 때문에 인수작업이 최종적으로 무산되더라도 ‘잃을 것 없는 거래’라는 평가가 많다”며 “현대중공업에선 서두르지 않고 인수 과정을 진행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했다. 대우조선지회 관계자는 "이런 의혹이 나오는 것 자체가 이번 합병이 얼마나 급하게 진행됐는지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현재 사표 수리 여부(정 사장)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며 "현재 노조가 사측이 아닌 산은, 정부 등에 항의하고 있는 상황이라 따로 대화 자리를 만들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산은은 오는 8일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이 승인되면, 현대중공업과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본계약 후에는 확인 실사 등 관련 절차가 진행된다. 앞서 제기된 문제 해결 여부에 따라 최종 인수 시기가 당겨질 수도 있다.

지난달 21일 서울 상경 투쟁을 벌인 대우조선지회 (사진=대우조선지회)
지난달 21일 서울 상경 투쟁을 벌인 대우조선지회 (사진=대우조선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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