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없이 인재 없다'... 한국 교육 시장 파고드는 해외IT 기업들
'교육 없이 인재 없다'... 한국 교육 시장 파고드는 해외IT 기업들
  • 석대건 기자
  • 승인 2019.03.1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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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뉴스 석대건 기자] “무주공산 아닐까요?” 

4차 산업혁명 관련 교육 시장에 대한 한 IT기업 임원의 답변이다. 관련 기술을 이해하는 지원자가 없다는 불만과 함께였다. 그는 “머신러닝,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세상은 바뀌고 있는데, 학생들은 IaaS 같은 기초적인 개념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교육이 겉햛기식으로만 접근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정부도 이러한 위기감은 느끼고 있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도 2기 4차위 출범식에서 “여전히 우리 사회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2기에는 강연 등을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운영방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7일, 과기정통부 2019년 업무브리핑에서 전성배 과기정통부 기획조정실장은 4차 산업혁명 관련 인재풀 부족 우려에 대해 “(정부 내에서) AI 데이터 분야 포함한 ICT 전 분야의 인력 양성 논의를 다수 진행했다”며, “지난해 11월 발표된 양성 계획에 따라 2022년까지 4차 산업혁명 인재를 9만 명 이상 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의 빈자리는 정부가 아닌, 아마존·구글 등 글로벌 IT기업이 빠르게 채우고 있다.

AWS 에듀케이트, "모두 무료...클라우드 생태계 확장 원한다" 

아마존웹서비스(이하 AWS)는 지난 5일 ‘AWS 에듀케이트(AWS educate)’ 프로그램의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AWS 에듀케이트’는 대학생 대상의 클라우드 관련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현재 미국 카네기멜론대학, 코넬 테크, 아일랜드 국립대학 등 전 세계 2400여 기관과 소속 대학생들이 사용 중이다.

AWS 에듀케이트는 1개의 클라우드 기본 교육과 11개의 관련 직무 교육과정(커리어 패스웨이)이 제공된다. AWS 에듀케이트에 등록된 대학교에 소속된 학생은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숙명여대, 인하대 등이 AWS와 파트너 계약을 맺고 학생들에게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대학교가 등록을 위해 AWS에 별도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없다. 

빈센트 콰 AWS 아시아·태평양 교육 총괄은 “AWS는 한국의 클라우드 산업 생태계의 확장을 원하고 이를 지원하고자 한다”며 AWS에듀케이트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AWS에듀케이트 프로그램은 대학생에게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직무 교육을 제공하고, 구인 기업과 채용 연계도 지원한다. (사진=AWS에듀케이트)

포트폴리오 기능도 제공해 취업 플랫폼으로도 쓰여

AWS에듀케이트는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기업과도 파트너십을 맺고 대학생들이 컴퓨팅 관련 직무로 취업할 수 있도록 플랫폼도 제공한다. 

AWS는 온라인 교육 후 자체 인증 과정을 통해 자격을 부여하고, 교육을 이수한 대학생은 교육 사항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채운다. 

그러면 클라우드 컴퓨팅 소양을 갖춘 인재 채용을 원하는 기업은 이 포트폴리오를 확인하고 채용할 수 있다. 반대로, 대학생은 AWS에듀케이트를 통해 구인 기업에 직접 지원도 가능하다.

빈센트 콰 AWS 아태 교육 총괄은 “향후 클라우드는 모든 직업에 기반이 될 것”이라며, “한국 학생들이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엔지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한국의 모든 교육기관에 확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AWS에듀케이트 프로그램은 한국어로도 이용할 수 있다.

구글, 교육 사업으로 우리 편 만들기..."대한민국과 함께 간다"

구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아마존이 AWS에듀케이트의 본격적인 추진을 밝힌 다음 날인 6일, 구글의 존 리 사장은 ‘AI with 구글 2019 코리아’에서 한국에서 개발자 5만 명을 양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목표 달성을 위해 구글 교육 프로그램인 ‘머신러닝 스터디 잼’을 확대할 예정이다. 프로그램 참가자에게는 무상으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구글이 가진 머신러닝 기술, 클라우드, 텐서플로 등의 사용을 지원한다. 

또 구글은 15억 원을 들여 전국 600여 개 중학교에 학생들의 기술 이해를 높이고 디지털 문맹 퇴출을 위한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 캠퍼스’ 교육도 추진한다.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은 “구글은 AI 기술이 한국 경제 발전의 중요한 원천이자 경제 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구글은 대한민국과 함께 혁신하고 모두를 위한 AI를 실현할 수 있도록(…)실질적인 지원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구글)
구글은 자사 교육프로그램인 '머신러닝 스터디잼'을 한국에서 확대해 5만 명의 개발자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사진=구글)

IBM, 한국 교육 모델 자체를 바꾼다

IBM은 교육기관과 협력해 직접 학교를 만들었다. 지난 4일 세명컴퓨터고등학교에서 국내 첫 P-테크(P-TECH) 학교인 '서울 뉴칼라 스쿨'이 개교했다. 

P-테크는 IBM이 이끄는 5년제 공교육 혁신 모델로,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기반의 교육 과정이다.

IBM 측은 “인공지능, 데이터 사이언스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관련된 ‘뉴칼라(New Collar) 직업군’에 대한 수요가 커짐에 따라,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학문과 기술 역량을 갖춘 인재 육성을 위해 만들어진 교육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IBM은 ‘P-테크’ 교육 과정 전반의 커리큘럼 및 기술 지원을 주도하고 있다.

이번에 '서울 뉴칼라 스쿨'에 입학한 52명의 AI 소프트웨어 학과의 학생들은 5년제 통합교육과정에 속해, 세명컴퓨터고에서 3년-경기과학기술대학교에서 2년 동안 수업을 받는다. 

IBM이 추진하는 P-테크 학교 '서울 뉴칼라스쿨'의 커리큘럼은 4차 산업혁명 기술 학습에 초점을 맞춘다. (자료=IBM)

수업의 주요 내용부터 일반 학교와는 다르다. ‘서울 뉴칼라 스쿨’의 교육 커리큘럼은 AI, 클라우드 컴퓨팅, 사이버 보안, 블록체인 등이며, 구체적인 과정의 경우, 자료구조, 알고리즘 등 SW 프로그램부터 빅데이터, 머신러닝 기초, 수학이론 및 통계학 등으로 구성됐다.

IBM은 교육과정에서 학교와 함께 전문교과 과정 커리큘럼을 지원하는 한편, 전문가 특강, 유급 인턴십 제도를 제공하게 된다. 또 현직 IBM 직원 멘토링도 제공할 예정이다.

2020년에는 교원 그룹과 함께 두번째 P-테크 학교가 개교할 예정이다.

지금 우리 교육 시장은? "90년 대 전산학원 붐 같아" 

교육 시장 수요자의 반응은 어떨까?

인문계열 전공의 대학생 임 모(22) 씨는 “토익 같은 또 하나의 자격증일까 싶다”면서도 ‘을’ 입장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해외 기업의 프로그램을 반겼다. 그는 “학원에도 머신러닝 관련 프로그램이 있지만 직장인 대상이라 학원비가 너무 비싸 엄두도 못 냈다”며, “가능한 한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 들어볼 계획”이라 밝혔다.

저연령의 교육 시장도 반응은 비슷했다. 

올해부터 초등학교 5, 6학년은 연 17시간 SW 교육이 의무화됐다. 중학교는 지난해부터 도입됐다. 이에 코딩 등 SW 교육 시장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불신이 앞섰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 모(42) 씨는 “주위에서 코딩, 코딩하길래 아이 다닐 학원을 찾아봤는데, 마치 90년대 말에 전산학원 보는 느낌이었다”며, “강사 교육도 있는 것 같던데 어설프다는 느낌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영어도 같이 배울 수 있으니 해외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면 보낼 것 같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모든 걸 정부가 만들 수는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요구가 생기니 의무교육 카드를 꺼내긴 했지만, 정책 하나에도 부처 사이 조율도 필요하고 이해관계도 있으니 빠르게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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