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공포증' 확산...맥스8 도입에 고개 젓는 국내외 항공사
'보잉 공포증' 확산...맥스8 도입에 고개 젓는 국내외 항공사
  • 고정훈 기자
  • 승인 2019.03.1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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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새 2차례 추락 사고...사망자만 346명 달해
"안전 확보 전까진 운행 않을 것"...연기-취소 검토

[키뉴스 고정훈 기자] “우리가 타는 비행기가 혹시 그 비행기는 아니죠?” 탑승을 앞둔 고객들이 항공기 기종을 묻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연이은 추락사고로 '보잉 공포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 국가들이 해당 항공기인 보잉737 맥스8(MAX)에 운항중단을 선언했다. 

보잉737 맥스8(이하 맥스8)은 보잉이 야심차게 선보인 보잉 B737 시리즈의 차세대 항공기다. 기존 항공기보다 운항거리가 1000km 더 길고, 연료 효율성은 14% 높였다. 맥스8은 2017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주문 물량만 5000대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연이은 항공사고로 잘 나가던 맥스8 날개가 꺾일 위기에 처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에피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케냐 나이로비로 향하던 에피오피아 항공 소속 맥스8이 이륙 6분 만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로 승객 149명과 승무원 8명 등 총 157명이 전원 목숨을 잃었다.

문제는 비슷한 사고가 지난해에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작년 10월 추락으로 인해 탑승자 189명 전원이 숨진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여객기도 같은 기종이다. 두 사고 모두 항공기가 이륙한지 얼마 안돼 추락했다. 이 점을 근거로 항공기 자체에 결함이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보잉737 맥스 기종, 전 세계적으로 보잉 공포증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보잉 홈페이지)
보잉737 맥스 기종, 전 세계적으로 보잉 공포증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보잉 홈페이지)

이런 의혹은 '보잉 공포증'을 낳았다. 현재 많은 항공사들이 맥스8 도입을 미루거나, 계약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도 운항 중단에 나섰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 4곳이 해당 항공기를 적극 도입할 계획이었다. 항공사별로 제주항공이 56대로 가장 많았고, 이어 대한항공(30대), 이스타항공(18대), 티웨이항공(10대)이 뒤를 이었다. 이중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2월부터 해당 항공기 2대를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항 중단을 가장 먼저 선언한 곳은 이스타항공이다. 지난 12일 이스타항공 최종구 대표이사는 "국민의 불안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사고원인과 관계없이 현재 운영 중인 맥스8 2대를 13일 운항편부터 자발적으로 잠정 운항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직 항공기를 도입하지 않은 항공사들도 운항 중단을 선언했다. 14일 대한항공은 "맥스8이 투입될 예정인 노선은 타 기종으로 대체해 운항된다"며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절대 안전 운항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기 도입 관련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날 티웨이항공도 "맥스8 미운항은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티웨이항공의 경영방침에 따른 결정"이라며 "국내외 관계기관의 안전점검을 예의주시 하면서 항공기 안전이 최우선인 상황에서 운항 검토가 이루어 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운항중단 행렬에는 아직 맥스8 도입이 3년이나 남은 제주항공도 참여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정한 최고 경영 목표는 안전운항 체계 고도화다. 따라서 항공기 도입 계획도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며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향후 다른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제주항공은 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맥스8를 도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처에도 소비자들의 불안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신이 탑승하는 기종을 물어보는 고객들의 문의 전화가 부쩍 늘었다"며 "해당 항공기가 아니더라도, 비행기 타기 무섭다며 항공 예약 자체를 취소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했다. 이어 "아무래도 인명사고로 이어지다 보니 사람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것 같다"며 "보잉이 지금까지 신뢰받는 회사였으므로, 정확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맥스8 추락사고 원인에 대해서 조사가 진행 중이다. 두 건의 추락사고가 동일한 원인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해 10월에 발생한 라이언에어 추락사고 원인이 아직 불명인 만큼, 사고 원인이 드러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한편, 맥스8 운항 금지 움직임은 우리나라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앞서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을 시작으로, 맥스8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캐나다 등도 운항 중단을 선언했다.

한때 미국은 보잉을 적극적으로 비호했으나, 안전불감증으로 비난 받자 결국 운항중단을 발표했다.

 

국내 대부분 항공사들이 안전성 확보 전까지 보잉 737 맥스8 기종을 운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진=제주항공)
국내 대부분 항공사들이 안전성 확보 전까지 보잉 737 맥스8 기종을 운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진=제주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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