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터즈] VAR, 챔스 앞두고 ‘킹메이커’가 될까?
[서포터즈] VAR, 챔스 앞두고 ‘킹메이커’가 될까?
  • 김영욱 서포터즈 1기
  • 승인 2019.03.2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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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뉴스 김영욱 서포터즈 기자] 2019년 ‘별들의 잔치’라고 불리는 UEFA 챔피언스리그의 본격적인 우승 경쟁을 앞두고 새로운 '킹메이커‘로 예상되는 이가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리오넬 메시 같은 위대한 축구 스타가 아니다. 바로 VAR(Video Assistant Referees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그 주인공이다.

축구 팬, 웃고 울린 VAR

지난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는 축구 팬들의 예상을 뒤엎는 이변이 벌어졌다. 새로운 킹메이커 VAR의 등장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그 은총을 가장 먼저 받은 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였다.

지난달 8강 1차전 맨유는 홈구장에서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에게 2:0으로 패했다. 원정 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모든 축구 관계자들이 PSG의 8강 진출을 점쳤고, 한 베팅업체에서는 맨유의 8강 진출 확률을 0%라고 집계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VAR은 맨유를 향해 미소 지었다.

PSG의 홈에서 펼쳐진 2차전에서 2:1로 앞서가던 맨유는 8강 진출을 위해 한 골이 더 필요하던 시점이었다. 도합 스코어 2:3으로 다음 토너먼트 진출에 좌절할 것 같던 맨유는 90분의 시간이 모두 지나간 추가시간 4분 무렵, 킴펨베(PSG의 수비수)의 핸드볼 파울로 PK를 얻게 된다.

육안으로는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지만, VAR은 그렇지 않았다. 주심이 판독기를 향해 달려가는 동안, 메인 카메라는 맨유 선수들과 PSG 선수들의 긴장한 모습을 교차로 비췄고 모두는 숨죽였다.

40초간의 정적을 뒤로, 심판은 파리의 페널티 스폿을 가리키며 PK를 선언했다. 킴펨베가 볼 경합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손을 사용했다는 판정이었다. 마커스 래시포드(맨유 공격수)는 골망을 흔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기적과 같은 8강 진출을 만들었다.

(사진=피파 홈페이지)
주심이 검지를 들고 네모를 그리며, VAR 판독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피파 홈페이지)

경기가 끝난 직후, 핸드볼 파울을 둘러싼 VAR 판독을 두고 축구계와 네티즌의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네이마르(PSG의 공격수)는 SNS를 통해 “심판들은 축구 전혀 몰라”라며 판정을 비난했다. 토마스 투헬(PSG 감독) 역시, “그 경기를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경기에 대한 논리적 설명이 불가능하다며 강도 높은 비판했다.

초기 VAR에 대한 우려, 지금도 여전할까?

2016년 클럽월드컵을 시작으로 처음 도입된 VAR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본격적으로 그 이름을 알렸다. 당시 VAR을 두고 전문가와 축구팬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VAR 판독을 하는 동안 축구 경기의 흐름이 끊긴다는 것이었다. 주심이 영상판독을 하겠다는 의사를 결정하면 급박하게 진행되던 경기는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경기장 한 편에 준비된 모니터를 보고 파울 여부가 결정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지체되고 긴박감으로 고조됐던 경기의 흐름이 끊긴다는 걱정이었다.

또 VAR 판독 요구권이 전적으로 심판에게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파울 여부를 가지고, 선수들과 감독이 부당하다고 생각한 장면에서 판독을 요구할 경우, 반드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월드컵, 한국 대 멕시코전에서 후반 중반 기성용 선수가 에레라의 백태클에 걸려 항의했지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경기는 계속 진행됐고 결국 대한민국은 실점을 허용했다. 실점 직후, 신태용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 모두 태클에 걸린 장면을 VAR 판독해달라며 격렬히 요구했지만, 심판은 의사를 받아들이지 않고 경기를 진행했다.

이렇듯 주심의 고유 권한으로 인한 ‘경기 지배’와 경기 흐름을 방해하는 여러 요소를 제거하지 않으면 VAR의 도입에 대한 문제는 끊임없는 구설수를 낳을 것이라 염려했다.

VAR은 비디오 판독 주심, AVAR은 비디오 판독 부심, RO는 영상 관리자 등이 나눠 판독한다. (사진=FIFA)

그러나 월드컵이 끝나고 VAR 도입에 익숙해진 지금 대중의 반응은 달라졌다.

독일의 분데스리가,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의 세리에 등 주요 축구 리그는 모두 VAR을 도입해 오심이 확실히 줄었다. 심지어 VAR이 도입되지 않은 프리미어리그 팬들은 종종 연출된 오심 상황에 대해 ‘비디오 판독이 있었더라면, 경기 결과가 달라졌을 거야’라며 새로운 규칙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다.

흐름이 끊길 거라던 초창기와 달리 ‘주심의 판독을 기다리는 동안 화면에 잡힌 선수들과 팬들의 긴장된 모습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는 새로운 분위기도 생겼다.

팀을 지휘하는 감독들 역시 마찬가지다. 펩 과르디올라, 델 보스케를 비롯한 내로라하는 명장들은 입을 모아 비디오 판독 도입을 지지했다. 심지어 VAR로 인해 8강 탈락의 좌절을 겪은 파리 생제르맹의 패장 토마스 투헬 감독도 “핸드볼 판정은 애매한 상황이지만, VAR 도입은 필요하다”라고 다시 입장을 밝혔다.

오심 없는 게 제일 좋다…헐리웃 액션 줄고, 긴장감도 높아져

게다가 패널티 박스 안에서 ‘할리우드액션’을 남발하던 선수들은 규칙을 악의적으로 사용하는 행동을 줄이기 시작했으며, 애매한 판정에 불같이 심판을 향해 달려들던 선수들의 경기문화 역시 개선되고 있다.

스페인의 간판 주심인 이투랄데 곤잘레스는 “VAR이 도입되고 선수들이 자신의 플레이가 하나하나 감시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선수들이 주심을 대하는 태도가 이전처럼 과격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VAR은 벌써부터 수많은 이슈를 만들어내며 예상치 못한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초창기 우려를 덜어내며 환대 받는 등장인물이 된 VAR이 새로운 축구 역사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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