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 ‘모범생 이미지가 대표 이미지가 돼서는 안 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모범생 이미지가 대표 이미지가 돼서는 안 된다’
  • 배재형 키뉴스 상무, 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 승인 2019.04.0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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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019년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산총액 순위 기준 30대 재벌 중 시민들에게 가장 호평을 받고 있는 기업은 LG그룹이고, 재벌총수 중 가장 신뢰받는 기업인 역시 LG그룹의 구광모 회장이다. 하지만 짧은 경력 때문인지 구광모 회장은 ‘친 대중적 국민기업’인 LG란 브랜드에 비해 아직 총수로서의 뚜렷한 대표 이미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언론에 가장 많이 언급된 그의 키워드가 40살 총수, 나이 어린 CEO 등인 것을 보면 아직도 그가 ‘젊은 후계자’ 정도로만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의 대표 이미지란 본인이 갖고 있는 정체성과 스토리로 저절로 만들어지거나 별도의 컨셉을 갖고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따라붙는 키워드는 팩트일 뿐, 그 사람의 대표 이미지라고는 말할 수 없다. 

‘겸손하고 단정한 모범생’ 외 대표 이미지 부재

키뉴스와 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가 자체 조사한 ‘언론 매체에 나타난 구광모 회장의 이미지 요소 분석표’에 따르면 구 회장의 이미지 키워드는 ‘모범생, 내성적, 겸손한’이다. 이는 그의 퍼스널 이미지 속성으로 아직 대표 이미지가 없는 구 회장의 ‘잠재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모범생이란 키워드. 모범생이란 일반적으로 ‘학생’이란 이미지 속에 포함된 대표적 세부 이미지 구성요소로, 풀어서 이야기하면 현재 그의 이미지는 ‘학생’ 같고, 그 중에서도 ‘모범생 같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국내 4위 그룹 총수의 이미지가 ‘모범생’, 과연 적합한 것일까? 

 

구광모 회장 이미지 요소 분석(출처=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그래픽=키뉴스 전예지)
구광모 회장 이미지 요소 분석(출처=사람과이미지 PI연구소, 그래픽=키뉴스 전예지)

 

 

구 회장의 모범생 이미지는 외적요소에서 가장 잘 나타났는데, 훤칠하고 늠름한 체격에 다부지고 강단 있는 인상은 운동 잘하는 모범생 느낌을 준다. 여기에 짧고 깔끔하게 빗어 넘긴 반 곱슬의 헤어, 훤한 이마와 하얀 피부, 짙은 눈썹, 잘생긴 코, 두터운 입술 등의 단정한 이목구비와 동그란 안경 역시 똘똘한, 교육 잘 받은 모범생 느낌을 준다. 또한 무채색의 보수적 컬러를 톤온톤으로 매치함으로써 단정해 보이게 하는 패션 역시 젊은 엘리트 느낌이다. 거기에 잘 깎아 놓은 밤처럼 둥글고 단단한 두상, 웃으면 보이는 눈 밑 애교 살과 귀여운 미소 등으로 인해 ‘어린, 새내기’에 가까운 모범생같이 보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모범생 느낌이 강하다. 훤칠하고 늠름한 체격에 짧고 깔끔하게 빗어 넘긴 헤어, 단정한 이목구비와 동그란 안경은 교육 잘 받고 자란 젊은이 같은 인상을 준다. (사진=키뉴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모범생 느낌이 강하다. 훤칠하고 늠름한 체격에 짧고 깔끔하게 빗어 넘긴 헤어, 단정한 이목구비와 동그란 안경은 교육 잘 받고 자란 젊은이 같은 인상을 준다. (사진=키뉴스)

그리고 현재 외부에 알려진 구 회장의 스토리는 그의 ‘내성적’인 내적요소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1996년 어머니 강영혜 여사가 작고하자 당시 고3이던 그가 충격으로 대학 입시를 망치게 되어 재수를 했다고 한 것이나, 학창 시절에 친구들 사이에서 거의 눈에 띄지 않는 그저 평범한 학생이었다는 일화를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다. 또한 공식 행사나 이동할 때 대부분 고개를 숙이고 있으며 아래로 고정하고 있는 시선처리 또한 내성적이면서도 조심스러운 그의 내적요소를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모범생’이 그룹 총수의 이미지로는 어울리지 않아

이렇게 겸손해 보이는 ‘조심스러운 태도’가 스피치 부분에서 단점으로 나타났다. 첫 공식연설인 2019년 시무식에서 보인 지극히 조심스러운 태도는 경직된 듯 비춰져 ‘마치 학생이 발표회 하는 느낌이 났다’는 부정적 반응이 있었으며, 2018년 9.20 방북 후 소감을 묻는 인터뷰에서는 "많이 보고 듣고 왔다. 그러나 아직은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라고 조심스럽게 대답했는데 이 역시 ‘그룹 총수의 인터뷰 라고 하기엔 존재감, 영향력이 없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또한 신중히 또박또박 말하는 습관과 정확히 배분한 3포인트 시선처리 등 기본적으로 좋은 스피치 스킬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기본에만 충실한 FM적인 스피치’란 느낌이 들게 한다. 이렇게 되면 실수한 것이 없고 아무리 컨텐츠가 뛰어나다 할 지라도 임팩트가 없어 감동의 전달력이 떨어지게 된다. 연습한 것처럼 기계적으로 풀어내는 스피치의 경우 연설보다는 발표에 가깝게 느껴지기 때문에 리더의 박력과 카리스마를 느끼기 어렵다. 

결국 3가지 분석 툴에 의한 대표적 키워드는 모범생이 갖고 있는 이미지다. ‘모범생’이란 ‘학업이나 품행이 본받을 만한 학생’이란 뜻으로 사전적으로는 분명 좋은 의미의 단어이다. 그러나 모범생 이미지는 일반적으로는 어떤 사람에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지만 이미지 이론 측면에서 볼 때는 긍정적보다는 부정적으로 더 많이 해석될 수 있는 요소이다. 예를 들어 학생에게 적용될 경우엔 강점으로 작용해 긍정적 느낌을 주지만 다른 역할의 사람에게 적용될 경우엔 샌님, 답답한, 외골수, 소극적인 등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고 ‘공식대로만 움직이는’이라는 느낌도 줄 수 있다. 흔히 ‘범생이’라고 쓰이는 속어적 표현이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뜻으로 사용되는 것 역시 이런 이미지의 반어적 특성 때문인데, ‘젊다’라는 좋은 이미지가 긍정적 해석일 때는 패기, 열정, 비전 등의 느낌을 주지만 부정적 측면이 작용하면 어린, 무경험, 검증 안 된, 미숙한이라는 뉘앙스를 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종합해 볼 때 ‘매사 조심스러운 모범생’ 이미지로 귀결되는 구 회장은 ‘겸손하고 예의 있어 보이지만 리더로서의 존재감과 영향력 부분은 많이 아쉽다’라는 결론이 나온다. 

구광모 회장은 취임 후 임직원들에게 자신을 대표이사로 불러달라고 당부하는 등 탈권위와 소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가 리더로서 존재감과 영향을 갖추기 위해서는 새로운 이미지 포지셔닝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LG그룹)
구광모 회장은 취임 후 임직원들에게 자신을 대표이사로 불러달라고 당부하는 등 탈권위와 소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가 리더로서 존재감과 영향을 갖추기 위해서는 새로운 이미지 포지셔닝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LG그룹)

입사한 지 12년, 상무에 오른 지 3년 만에 초고속으로 승진해 40살에 LG그룹의 새로운 총수가 된 구광모 회장. 취임 후 그는 임직원들에게 자신을 회장이 아닌 대표이사로 불러달라고 당부했고 취임식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권위적이지 않은 40대 젊은 총수로서 직원들과 거리낌 없이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역시 겸손하고 예의 바른 그의 성품이 잘 느껴지는 대목이지만, PI관점에서 봤을 땐 현재 구 회장의 경우엔 이러한 서번트리더형 소통보다는 호감도 1위 기업 총수로서의 새로운 이미지 포지셔닝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표 이미지가 뚜렷이 없는 상황에서 자칫 본인에게 내재되어 있는 ‘조심스러운 모범생’ 이미지가 대표 이미지로 굳어지게 되면 부정적 요소가 더 많이 작용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이미지는 단 시간에 쌓아질 수 없고 한 번 각인된 이미지는 바꾸기 어렵다. 그리고 단순히 겸손하거나 예의 바르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겸손하거나 예의 바르게 보이게 하느냐도 PI 활동의 과제이다. 업계에서는 구 회장에 대해 ‘경영 능력면에서는 딱히 검증된 바가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새로운 PI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특화된 개인 이미지를 구축해 LG그룹 총수에 맞는 존재감과 영향력을 표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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