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측정하는 야쿠르트 '프레시 매니저', 보건용 마스크 착용은 '등한시'
미세먼지 측정하는 야쿠르트 '프레시 매니저', 보건용 마스크 착용은 '등한시'
  • 신민경 기자
  • 승인 2019.04.1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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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평균 9시간 야외서 일하지만 '소비자 대면시 불편' 이유로 잘 착용안해

[키뉴스 신민경 기자] 한국야쿠르트가 자사 방문판매(이하 방판) 채널인 '프레시 매니저(옛 야쿠르트 아줌마)'의 보건용 마스크 착용을 체계적으로 당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는 하루 평균 9시간 동안 야외에서 근무해야 하는 프레시 매니저에게 마스크를 간헐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나, 이들의 실제 마스크 착용 여부에 대해선 별도의 관리를 하고 있지 않았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부터 SK텔레콤 등과 손 잡고 자사 이동형 냉동카트인 코코에 공기질 측정감지기를 설치해 소비자들에게 미세먼지 정보를 제공 중이다. 방판채널을 활용해 정밀한 미세먼지 측정을 지원해 온 한국야쿠르트가 방판 매니저들의 미세먼지 노출은 사실상 방관했단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약 50년의 역사를 가진 프레시 매니저는 단순한 방판 경로를 넘어 신선함과 건강을 대표하는 고유명사로 자리 잡았다. 이같은 방판채널의 힘을 유지시키기 위해 지난 2014년 한국야쿠르트는 매니저들의 손수레와 가방을 전동카트로 대체했다. 같은 해 하반기엔 코코를 개발해 현재까지 전국 각지에 9300여대를 확대·보급했다. 여기엔 약 1000억원이 투자됐다. 코코 도입 후 회사의 매출은 지난 2015년 9371억원, 2016년 9805억원, 2017년 1조314억원, 2018년 1조357억원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프레시 매니저는 요구르트 외에 콜드브루와 밀키트(모든 손질한 재료를 묶어 담아 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한 상품), 가정간편식 등도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한국야쿠르트앱의 '매니저찾기'를 통해 자기 주변에 있는 매니저를 손 쉽게 찾아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회사는 매출 상승을 견인 중인 야쿠르트 아줌마의 전문성을 강조하고 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난달 '프레시 매니저'란 새 이름을 공표하기도 했다.

프레시 매니저의 전용 전동카트 '코코'의 모습. (사진=키뉴스 신민경 기자)
프레시 매니저의 전용 전동카트 '코코'의 모습. (사진=신민경 기자)

하지만 최근 방판채널 매니저를 대하는 회사의 진정성이 의심되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하루 근무시간 내내 밖을 돌아다녀야 하는 매니저들을 상대로 마스크 미착용을 제대로 단속하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로 전국에 포진해 있는 프레시 매니저 1만1000여명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서울시 강남구 역삼로 부근에서 만난 한 매니저는 "회사에서 마스크를 주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주긴 주는데 업무 상 쓸 형편이 못 된다"고 답했다. 역삼로에서 영업 중인 또 다른 매니저는 "마스크는 매일 안 주고 가끔 뭉텅이로 받는다"면서 "판매를 위해 소비자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마스크가 방해가 돼 끼지 않게 된다"고 했다. 인천시 연수구에서 근무하는 한 매니저는 "처음엔 뉴스에서 미세먼지가 보도될 때마다 크게 걱정됐지만 우리 직업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돼 마스크는 아예 단념했다"고 말했다.

사실 확인을 위해 한국야쿠르트 강남직매소에 연락을 취한 결과 직매소 관계자는 "우리는 간헐적으로 본사에서 마스크가 들어오는대로 마스크를 나눠드리고 있으나, 여사님들이 안 끼는 것"면서 "마스크 낀 것을 싫어하는 소비자들이 있어 잘 안끼게 된다고 일부 여사님에게 들은 바 있다"고 밝혔다. 

앞선 2018년 10월 한국야쿠르트는 SKT·위닉스와 협력해 미세먼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에브리에어' 서비스를 출시했다. SKT의 네트워크와 한국야쿠르트 카트의 전국적 동선, 위닉스의 미세계측기술이 결합됐다. 코코가 골목 곳곳을 누비며 미세먼지를 측정하면 SKT가 앱을 통해 데이터를 소비자들과 공유하는 방식이다. 코코의 카트 높이가 약 1m로 어린이들이 호흡하는 높이와 비슷해, 특히 어린 아이를 둔 부모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회사의 카트가 주요 소비자층이 밀집해 있는 주택가와 사무실 주변을 배회하는 만큼 '움직이는 미세먼지 측정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처럼 한국야쿠르트의 카트가 미세먼지 측정과 관련해 공공 서비스 개념을 굳힌 데 반해, 해당 카트를 끌고 다니는 매니저들의 미세먼지 대처에 관한 회사의 조치는 소극적이다. 노동자와 소비자를 향한 회사의 상이한 행보에 따른 여론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비자에 제공하는 공기질 측정에 적극 협조할 정도로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회사가 자사 매니저들에겐 마스크 제공만으로 할 일을 끝냈다고 말하는 게 다소 아이러니하다"면서 "매니저들로선 전쟁에 나가기 위해 총을 지급 받았지만 총을 쓸 수 없는 상황으로 다가올 듯하다"고 꼬집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이와 관련 "본사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보관하다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 각지 영업장에 배포하는 방식으로 마스크를 분배 중이다"면서 "마스크 착용이 법적으로 의무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매니저들에게 마스크를 제공하면서 권고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매니저는 한국야쿠르트라는 회사의 근간이다"며 "여성 특화 건강검진 서비스와 같은 다양한 복지 제도를 운영하는 등 매니저들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고 덧붙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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