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무서워 민간클라우드 도입 못한다"는 공무원...현장은 확실한 시그널을 원한다
"지적 무서워 민간클라우드 도입 못한다"는 공무원...현장은 확실한 시그널을 원한다
  • 석대건 기자
  • 승인 2019.04.3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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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뉴스 석대건 기자] “가이드라인일 뿐이잖아요. 뭘 믿고 하겠어요.”

정부 산하 공공기관의 사업 담당자인 A씨는 새로운 서비스 도입을 앞두고 민간 클라우드 위에 구축해야 할지 말지 갈등 중이다. 

관련 부처인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의견을 요청했지만, 미묘한 차이 때문이다. 

“하라”는 과기정통부 vs “글쎄”라는 행안부

우선 과기정통부는 IT 주무 기관으로서 클라우드 활성화 기조 아래,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도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소속기관의 하나인 우정사업본부의 우편정보시스템을 민간 클라우드로 전면 재구축하기로 결정했다. 국가기관으로는 최초다.

또 2016년부터 클라우드퍼스트임원제도(Chief Cloud First Officer, 총괄CCFO는 정보화 담당관) 제도를 운용하는 등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도입 확산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우진 과기정통부 소프트웨어진흥과장은 지난 28일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총회에 참석해 “클라우드 컴퓨팅 활성화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 국가, 사회, 경제 전체 분야의 혁신을 견인하겠다”며 거듭 정부 입장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행안부는 조금 다르다. 허용은 했지만, 적극적으로 권장할 순 없다는 것

2018년까지 공공기관이 민간 클라우드 도입 여부는 추진하려는 서비스의 정보자원 중요도에 따라 결정됐다. 중요도 결정은 그동안 민간 클라우드 확산을 막는 대표적인 요소였던 행안부 ‘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이용 가이드라인’의 핵심 사항이다. 따지고 보면, 중요하지 않은 정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이용 가이드라인'의 정보자원 중요도 측정은 민간 클라우드 도입을 막는 대표적인 장애물이었다. (자료=행정안전부) 

문재인 대통령의 데이터 규제 혁신 정책 강조와 글로벌 클라우드 산업 성장 등으로 인해 분위기는 달라졌다. 당시 문 대통령은 “클라우드는 데이터고속도로의 기반”이라며, “공공부문의 클라우드를 민간에 개방하고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사용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2019년에는 ‘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이용 가이드라인’은 폐지됐다. 이로써 공공기관은 국가 안보 관련 정보나 민감 데이터만 아니라면, 정보 자원 중요도 평가를 거치지 않더라도 대국민 서비스를 민간 클라우드로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문제라도 생기면 책임질거냐?” 

그러나 아직까지 일선 기관의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도입하기에는 쉽지 않다.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도입에 있어 부처별 역할을 살펴보면, 과기정통부가 진흥하고 행안부가 허용하게 된다. 정부 데이터센터라고 할 수 있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G클라우드는 행안부 전자정부국이 관리하고 있다. 

이때문에 공무원 입장에서는 섣불리 민간 클라우드를 도입했다가 "권장에 불과한데, 감사 등에서 지적이라도 받을까 무섭다"는 걱정 아닌 걱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 기존 G클라우드에서 민간 클라우드로의 전환도, 새롭게 도입하기도 어렵다.

감사연구원에 따르면, 소극행정을 유발하는 장애 요인에 대해 ‘감사 등으로 인한 불이익 발생’이라고 답변한 응답자 46.5%에 이른다. 

현재 양 부처는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도입과 관련, 조율 기구는 따로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며, 실무자 선에서 별도 논의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확실한 시그널 보여줘야"

이같은 민간클라우드 도입에 대한 염려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이전까지의 제도 관성이 있지 않겠냐”며, “많은 사례가 생겨나면 점점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으며,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추후 지적이 있더라도 감사원의 적극행정면책제도 등을 보완 제도가 있다”며, “또 보안성 점검 등 사업 절차만 잘 수행됐다면 지적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적극행정면책제도는 ‘감사소명제도의 하나’로서,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거나 공익사업을 추진하는 등 공공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하여 고의 또는 중과실 없이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면 그 책임을 면제하는 제도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이제야 적극적인 의지를 가졌으니 결과가 나오려면 조금 더 두고봐야 한다"면서도, "그럼에도 지금 클라우드 산업은 폭발적 성장을 앞두고 있으니, 정부가 확실한 시그널을 보여주면 우리나라 클라우드 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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