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동 건 '청소기 강자' 다이슨 "믿는 구석 있다"
전기차 시동 건 '청소기 강자' 다이슨 "믿는 구석 있다"
  • 신민경 기자
  • 승인 2019.05.1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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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첫 출시 예고…대형 휠-공기역학 구조 등 설계상 특이점 '이목 집중'
전기모터-배터리 기술이 진출 원동력…'기능에 최적화한 디자인' 선보일 듯

[키뉴스 신민경 기자] 영국 기술기업 다이슨이 전기자동차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런 가운데 '대형 휠'과 '공기역학적 차량 구조' 등 다이슨이 내세운 설계상 특이점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청소기와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강자'로 꼽히는 회사가 배터리의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데엔 자사 전기모터와 배터리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이 깔려 있단 분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슨의 전기차 생산 계획의 윤곽이 얼추 잡혔다. 다이슨은 현재 회사 차원에서 개발 중인 전기차 기술을 지난 8일(이하 영국 현지시각) 특허 등록했다. 지난해 11월 출원한 자동차 아키텍처와 공기역학 개선·개발 관련 특허다. 다이슨의 창업자인 제임스 다이슨은 자사 직원들에게 편지 형식의 이메일로 이같은 내용을 알렸다. 

편지 내용을 취합해볼 때 다이슨이 생산하기로 한 전기차는 오는 2021년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다이슨이 차량의 설계와 생산, 판매를 모두 맡는다. 엔지니어링 기술이 주요하게 다뤄지는 프로젝트인 만큼 싱가포르와 영국 등의 설계·과학·엔지니어링·생산작업 관련 전문 인력들이 동원됐다. 이렇게 해서 총 500명 가량이 투입됐다.

도면을 활용해 오토카(Autocar)가 구현한 다이슨 전기차 가상 모습. (이미지=오토카)
도면을 활용해 오토카(Autocar)가 구현한 다이슨 전기차 가상 모습. (이미지=오토카)

자동차 연구팀은 신설된 영국 훌라빙턴(Hullavington) 소재의 전기차 연구단지에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인공 기후실과 롤링 도로 등 새로운 실험 시설들이 들어선 상태다. 내달부터는 마지막 단계의 기술 사전검사를 위한 차량 설계가 시작될 예정이다. 동시에 다이슨 싱가포르에는 첨단 생산 시설이 착공된다.

가열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다이슨 전기차는 독창적인 신기술 특허로 묘수를 놓은 듯하다.

공기역학 효율을 헤아려 차체 경량화와 에너지 효율을 끌어낸 게 다이슨 전기차의 주요한 특징으로 언급된다. 제임스 다이슨은 경쟁사 대다수가 기존 전기 추진시스템에 맞춰 전기차를 생산하는 데 문제 삼았다. 비용 절감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자동차의 경량화 비율과 동력 효율은 떨어뜨려서다. 차 질량을 낮춰 주행거리 연장이 가능한 소형차의 경우에도 '작은 자동차'란 것과 '비안정적인 승차감' 등의 요인이 차의 유용성을 떨어뜨리므로 한계가 있단 게 제임스 다이슨의 설명이다. 그는 편지에서 "일련의 기존 방식들은 자동차 경중과 동력 효율을 극대화하지 못해 공기역학적 개선 기회를 놓칠 수 있다"면서 "우리가 이번에 등록한 특허는 배터리 전기차(BEV)의 맹점을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9일 공개된 다이슨 전기차의 디자인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 가운데 하나는 휠의 규모를 키웠다는 점이다. 제임스 다이슨은 과거 엔지니어링 업계에서 차용하던 '대형 휠'에 주목했다. 알렉 이시고니스(Alec Issigonis)가 설계한 미니(MINI)나 몰튼(Moulton) 자전거 등의 큰 휠이 그 예다. 이들 특허의 공통점은 차체에 큰 휠이 달려 회전 시 저항이 낮고 지상고(땅 위의 높이)가 높단 점이다. 제임스 다이슨에 따르면 이는 도시 생활과 험한 지형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주행 범위와 효율성 향상에도 이롭게 작용한다. 모든 전력을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게 핵심인 자동차 설계에선 대형 휠이 가지는 장점이 분명하단 게 그의 얘기다.

또 휠들의 효율적인 배치로 비교적 차량 조작과 숙련이 용이하게 된 점도 주목된다. 공유된 전기차 디자인을 보면 휠들이 자동자의 전방과 후방에 최대한 가깝게 위치해 있다. 접근각과 이탈각을 더 크게 만들어 험한 지형에서의 차량 조종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사진=다이슨)
제임스 다이슨 발명가 및 최고 엔지니어 (사진=다이슨)

도면을 보면 다이슨 전기차가 기존 자동차 구조를 벗어나 공기역학적으로 재구성한 구조를 갖췄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자동차 전면부가 공기역학과 효율성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해 운전자가 스스로 좌석의 위치를 조절해 캐빈의 높이를 낮추고 전면부 각도를 완만하게 만들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로써 저항력은 최소화하고 주행범위는 넓힐 수 있다. 또 휠 베이스(앞뒤 바퀴 중심간 거리)가 길어서 큰 배터리 팩을 장착 가능하다. 때문에 실내 공간이 확대되고 주행안정성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무게 중심이 낮아 용이한 핸들 조종과 주행 경험에 도움이 된다. 

제임스 다이슨은 편지에서 "다이슨에게 신기술 개발은 언제나 흥미진진한 일이며 전기차 프로젝트도 같은 맥락"이라면서도 "지금 발표한 내용은 현재 개발 중인 자동차와 상이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다이슨 전기차는 자사 엔지니어들이 직접 개발한 공기역학, 비전 시스템, 소프트웨어 장치 등과 공조·정화·냉난방 등의 기술, 그리고 다이슨 고유의 모터와 배터리 기술이 모여 구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다이슨의 전기차 설계는 '성능에 디자인을 맞춘다' 사내 비공식 모토와 제대로 들어맞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이슨 본사 내에는 디자인을 전담하는 별도 부서가 없으며 전 직원의 3분의 1가량에 해당하는 엔지니어들이 설계와 함께 디자인을 맡는다. 실제로 다이슨은 그간 청소기와 공기청정기, 선풍기 등을 새로 출시할 때마다 외형적인 모습보다는 제품에 탑재한 자사 고유의 전기모터와 배터리 기술력을 주요하게 다뤘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에 다이슨이 자신있게 합류한 건 22년간 연구개발을 집중한 배터리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반영한다"면서 "이번 전기차 역시 다이슨의 주특기인 '기능에 최적화한 중성적 디자인'으로 선보여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다이슨 관계자는 "우리는 매번 엔지니어링적인 시각에서 제품의 기술적 맹점을 보완하는 데 열중하고 있으며 그 대상이 이번엔 전기차일 뿐이다"면서 "전기차 생산 소식이 현재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지에서 투자를 부추기고 있는 모양새다"고 밝혔다. "여타 경쟁 제품군들과의 차이점은 완제품이 나와봐야 정확히 설명 가능할 듯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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