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감몰아주기 칼' 빼든 공정위…하이트진로-태광-현대차-삼표 '정조준'
다시 '일감몰아주기 칼' 빼든 공정위…하이트진로-태광-현대차-삼표 '정조준'
  • 고정훈 기자
  • 승인 2019.05.2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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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뉴스 고정훈 기자] 기업을 향한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기업의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하나둘 파헤치고 나섰다. 이같은 행보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도 함께 발 맞춰 움직이는 중이다. 기업들은 잔뜩 몸을 움크리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일감몰아주기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는 검찰과 하이트진로 양측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하이트진로의 일감몰아주기 의혹은 지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정위의 수사망에 오른 인물은 하이트진로 박문덕 전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부사장이다. 박 부사장은 하이트진로 계열사 중 하나인 서영이앤티를 거래과정에 끼워 넣어 ‘통행세’를 받는 방법으로 43억원 상당의 일감을 부당하게 몰아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박 부사장은 하이트진로 소속 직원 2명을 전직시킨 후 급여 등 명목으로 서영이앤티에 5억원 상당의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도 받는 중이다. 이외에도 서영이앤티가 자회사인 서해인사이트 주식을 정상가격보다 높게 매각할 수 있도록 하도급비를 인상, 11억원을 우회 지원했다는 혐의도 포함됐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 행위에 해당된다.

태광그룹 사옥 전경.(사진=태광그룹)
태광그룹 사옥 전경.(사진=태광그룹)

이날 열린 공판에서 하이트진로는 해당 행위의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범법행위가 아닌 정상적인 기업 활동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서영이앤티 인력 지원과 통행세 지원 등은 거래가격 차이나 금액, 마진 등 차이가 없다는 내용이다.

현재 검찰은 박 부사장이 서영이앤티를 통해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27.66%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차입금에 대한 이자 부담이 커져 이같은 일감몰아주기를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정위가 제재를 앞두고 있는 기업도 있다. 최근 '황제보석' 논란으로 관심이 몰린 태광그룹이다. 이호진 전 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가 계열사 일감 대부분을 티시스와 메르뱅 등에 몰아줬다는 혐의다. 

실제로 티시스는 지난 2015년 기준 내부거래 비중이 76%를 넘어선다. 주 거래 품목은 김치와 와인 등으로, 그룹 내 계열사들에게 임직원 선물용으로 시중보다 비싸게 판매했다. 이런 실적에 힘입어 다음해인 2016년에는 영업이익 458억원, 당기순이익 258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해당 의혹이 짙어지자 결국 공정위와 금융감독원 등은 수사에 나섰다. 이중 금감원은 태광그룹 계열사인 흥국증권, 흥국화재 등에 계열사 부당지원 등으로 기관경고 제재를 내렸다. 반면 공정위는 별다른 제재를 내리지 않고 있다가 지난해 말 이 전 회장과 경영기획관리실장 등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야한다는 심사보고서를 확정했다. 그러나 지난 2월 공정위는 좀 더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며 재심사 명령을 내렸다.

이에 시민단체 등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지난 17일 참여연대와 태광그룹바로잡기투쟁본부 등은 국회 정론관 앞에서 태광그룹에 제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제재 연기 로비 의혹 등이 새롭게 불거지기도 했다.

시민단체의 활동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회, 전국금속노조 등은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 삼표그룹이 일감몰아주기 행위를 한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현대글로비스와 삼표가 원자재 납품 거래를 하면서 실질적 역할 없이 중간에서 수수료를 챙긴다는 이유다.

시민단체는 현대글로비스가 석회석 운반에 대한 기술이나 노하우가 없는 삼표에 운송업무를 재하도급해 불필요한 거래단계를 추가했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사돈 사이이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부인 정지선 씨는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의 장녀다.

현재 공정위는 지난 13일부터 조사관을 파견, 현대글로비스 본사를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까지는 특별한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고, 조사관이 10여명인 것으로 보아 신고를 접수 받은 것에 따른 확인 차원의 조사로 생각된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그동안 기업들의 일감몰아주기를 정부 당국이 알면서 넘어가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며 "공정위가 신속하고 강력한 조치를 해야 여러 의혹을 일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동안 공정위 등에서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시사한 만큼 문재인 정부가 기존 정부와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참여연대와 태광그룹바로잡기투쟁본부 등은 국회 정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참여연대)
지난 17일 참여연대와 태광그룹바로잡기투쟁본부 등은 국회 정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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