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용 장애는 '모럴 패닉'...게임계 큰 형님들 나서라"
"게임 이용 장애는 '모럴 패닉'...게임계 큰 형님들 나서라"
  • 유다정 기자
  • 승인 2019.06.0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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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뉴스 유다정 기자] WHO(세계보건기구)에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에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er)'를 포함시킴에 따라 반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각계각층에서도 게임에 대한 편견에 따른 결과라며, 업계서 인식 개선과 범사회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3일 오전 인터넷기업협회는 강남구 소재 인터넷기업협회 &스페이스에서 게임장애 논란에 대한 문제점 진단 및 해결책 등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이 진행을 맡은 가운데, 김병관 의원(더불어민주당), 정의준 교수(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김진욱 기자(스포츠서울), 곽성환 팀장(한국콘텐츠진흥원), 박성호 사무총장(인기협) 등 총 5명이 패널토크에 참여했다.

패널들은 공통적으로 이번 WHO(세계보건기구)의 게임이용장애 질병분류 등재결정과 관련하여 단순한 게임만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콘텐츠 차원에서, 더 나아가 범사회적 범주에서 우리 모두가 함께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 김병관 민주당 의원, 박성호 인기협 사무총장, 정의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곽성환 한국콘텐츠진흥원 팀장, 김진욱 스포츠서울 기자
왼쪽부터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 김병관 민주당 의원, 박성호 인기협 사무총장, 정의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곽성환 한국콘텐츠진흥원 팀장, 김진욱 스포츠서울 기자

먼저 정의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현 게임이용장애 논란을 '모럴 패닉(Moral panic)'이라고 진단했다. 모럴 패닉은 '사회 질서를 위협하는 것으로 보이는 문제에 대한 집단에서 표현되는 강렬한 감정'을 말한다. 

정 교수는 "역사적으로 새로운 매체가 들어오면 기성세대는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학계서는 음식 중독, 일 중독, 쇼핑 중독, 심지어는 댄스 중독까지 이야기한다. 중독의 개념은 여러가지가 있고, 그 중 하나가 게임인데 유독 게임만 떼내어 '장애'(disorder)를 덧붙이는 것 있고 자체가 모럴 패닉"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측정할 수 있는 '자'가 없는데, 중독이라고 질환이 먼저 나와버린 모순이 생겨버렸다"며 진단 기준의 모호함을 지적했다. 그는 "중독이라고 얘기하려고 하면 표준화된 것이 있어야 한다"면서, "헤로인이나 알콜중독자의 경우 이미 간이 망가져 있고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연구해 본 결과, 일시적으로 게임시간이 많아졌다 적어졌다를 반복한다"고 전했다. 

그는 "끊임없이 데이터가 모아져야 되고 해석하는 작업도 필요한 상황"이라며 "섣부른 결론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게임과 웹젠 등 벤처기업을 거쳐 정치권에 입문한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참석해 우려를 표명했다.

김병관 의원은 "게임과몰입으로 고통받는 친구들이 분명히 있다. 아픈 사람을 치료하겠다는데 반박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면서 "문제는 질병으로 분류하는 순간 의료의 영역이지 가정-학교-산업계 및 국가가 나설 범위에서 벗어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른들이야 일탈할 수 있는 방법들이 무궁무진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겐 게임밖에 없다"며 "게임과몰입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획기적인 것이 아니고, 질병으로 분류해서 낙인 찍고 약물 치료를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WHO에선 '디지털 콘텐츠와 디지털 전자기기에 대한 과다 사용 문제'를 질병 코드화하려고 했으나, 그나마 약한 고리인 게임부터 시작된 것"이라며 "많은 콘텐츠들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화되면서 총체적으로 문제 삼아질 것이다. 문화콘텐츠 다루는 분들이 모두 연대해서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은 문화다' SNS 캠페인(이미지=넥슨)
'게임은 문화다' SNS 캠페인(이미지=넥슨)

아울러 그는 산업계에서 더욱 큰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 국내 게임사들을 대변하곤 있지만, 국내 게임 역사를 함께 해오고 이끌어 온 업계 대표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많은 이들이 촉구하는 바다.

김 의원 또한 "정치권에 들어오기 전까진 저도 비슷했지만, 게임사 대표분들은 거의가 은둔형 경영자"라며 "많은 분들이 현업에서 목소리 내주셔야 한다. 게임계 큰 형님들이 나설 때 됐다"고 전했다. 

'게임계 대모'로 불리는 장인경 마리텔레콤 대표 또한 자리에 참석해 말을 보탰다. 그는 "(게임산업을) 공격하는 쪽을 보면 전국 방방곡곡 면단위로 강의를 진행한다. '사각지대'를 파고든 것"이라며, "지난 십여년간 매년 업계에선 학회나 포럼과 같은 형식으로 이야기를 해왔다. 결국 엘리트 그룹끼리 같은 말만 반복했다"고 비판했다. 업계 및 정부부처에서 보다 세심한 설명과 인식 개선을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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