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혁신의 키는 '청결'...야놀자는 실험 중
숙박 혁신의 키는 '청결'...야놀자는 실험 중
  • 유다정 기자
  • 승인 2019.06.11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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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뉴스 유다정 기자] 글로벌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청소 혁신을 위한 디자인 아이템 '스르륵(SRRG) 카트'와 '든든(DNDN) 벨트'를 선보였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수개월간 현장 답사와 인터뷰에 더해 '디자인씽킹'을 한 결과다. 이처럼 야놀자는 현장 근무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중소형숙박 혁신 노력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모텔 청소부로 업계에 발을 들인 만큼, 중소형 숙박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O2O 플랫폼 기업이지만 결국 고객경험 향상은 오프라인 숙박 경험으로부터 나온다는 생각 때문이다.

야놀자는 숙박 업주와 근무자를 위한 서비스 및 운영 교육 사업과 비품 및 인테리어 퀄리티 개선을 위한 사업까지, B2B비즈니스 체계를 구축했다. ▲숙박업 전문 교육기관 '야놀자 평생 교육원' 운영 ▲객실용품 전문 브랜드 '좋은숙박연구소' 촐시 ▲전국 200개 이상 중소형호텔 프랜차이즈 도입 등이다.

특히 2017년 출시한 객실용품 전문 브랜드 '좋은숙박연구소'의 천연 라텍스 매트리스는 불필요한 외부 마감을 제거하고 자체 방수 기능이 있는 원단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패드 구매 비용과 세팅시간을 줄여 업주들의 효율성을 증대시켰다는 평가다.

같은 맥락에서 시작한 Y Project(와이 프로젝트)는 중소형숙박 혁신 프로젝트다. 야놀자는 본 프로젝트를 통해 서비스 이용자와 제공자 관점에서 숙박 서비스 본질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여기에 이석우 SWNA 대표도 동참했다. 이석우 디자이너는 삼성전자, 글로벌 디자인 컨설팅회사 퓨즈프로젝트와 티그, 모토로라 글로벌 수석 디자이너 등 굵직굵직한 이력을 자랑한다. 특히 지난 겨울 개최된 2018평창동계올림픽 메달 디자인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양사는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을 통해 숙박업소 현장 근무자들의 업무 환경을 서비스 제공자 관점에서 분석해 문제점을 찾아내고, 그에 맞는 디자인 솔루션을 제시하고자 한다.

디자인씽킹의 대표적인 사례는 야쿠르트 아줌마(프레시 매니저)의 전동카트 '코코'(COCO)다. 코코가 현장에 투입되면서 평균 6.8시간의 업무시간은 2시간으로 줄었고 노동 강도 또한 혁신적으로 개선됐다. 

자신의 키에 맞춰 페트병을 테이프로 감아 사용하는 사례(이미지=야놀자)
자신의 키에 맞춰 페트병을 테이프로 감아 사용하는 사례(이미지=야놀자)
일반 바구니에 별도 수납 공간과 고리를 만들어 활용하는 사례. 정리정돈이 잘 안되고 미관상 안좋은 모습을 볼 수 있다.(이미지=야놀자)
일반 바구니에 별도 수납 공간과 고리를 만들어 활용하는 사례. 정리정돈이 잘 안되고 미관상 안좋은 모습을 볼 수 있다.(이미지=야놀자)

야놀자 앱 내 고객 후기 60만건의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깨끗(30.80%) ▲친절(32.84%) ▲냄새(6.98%) ▲청결(6.5%) ▲가성비(5.54%) ▲담배(3.89%) ▲방음(3.62%) ▲위생(1.25%) 순으로 많이 등장했다. 즉 중소형호텔 이용자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숙박 시설의 청결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청소 문제는 매뉴얼과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 업장마다 복도, 객실 입구, 엘리베이터 등 각기 다른 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 규모가 작을 수록 노동 환경은 열악할 따름이다.

야놀자는 우선 객실수와 매출 현황에 따라 숙박 업소를 구분해 총 3개의 호텔을 방문했다. 업장마다 스펙은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좁은 입구와 복도의 폭이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객실 청소 시 복도에 놓인 카트와 여러 장비들이 고객 동선을 방해하거나 미관상 좋지 않은 인상을 주는 것이 불가피하다. 

성신여대 인근에서 60여개 객실 규모의 호텔을 관리하는 한 매니저는 "청소도구는 메이드마다 스타일과 취향이 다 다르다. 일하는 분이 바뀌면 그분에 맞춰서 청소도구도 바꿔서 지급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근무자들은 각자의 편의와 필요에 맞게 청소툴을 보완하는데, 이를 '해킹'이라고 부른다. 카트에 쓰레기 봉투나 대걸레 등을 고정할 수 있는 고리를 장착하거나, 박스를 잘라 파티션을 만들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업장은 물론 객실마다도 환경이 제각각이다 보니 청소하기 수월한 환경은 절대 아니다. 엘리베이터, 린넨 창고 등의 유무, 복도 및 객실 입구 넓이 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청소하는 데 불편을 준다"고 전했다.

사당역 인근 42객실 규모의 중소형 호텔에서 일하는 한 메이드 또한 "중소형 호텔은 특성상 대실을 운영하기 때문에 고객이 상시로 복도를 오가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청소를 할 때 고객은 물론 저희들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성 메이드는 큰 카트를 끌기조차 무겁다고 느껴 작은 카트를 선호한다"며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검은색 카트가 기존에 쓰이던 제품으로, 복도가 넓고 큰 엘리베이터가 있는 고급 호텔에서 주로 이용된다. 그에 반해 보다 작고 활용도를 넓힌 것이 야놀자 '스르륵 카트'(흰색)다.
검은색 카트가 기존에 쓰이던 제품으로, 복도가 넓고 큰 엘리베이터가 있는 고급 호텔에서 주로 이용된다. 그에 반해 보다 작고 활용도를 넓힌 것이 야놀자 '스르륵 카트'(흰색)다.
옆면엔 대걸레 등을 걸 수 있는 고리가 부착되어 있다. 노동자가 각각 니즈에 맞게 플라스틱 통을 고리에 걸면 된다. 이케아에서 구매 가능하며, 가격도 700원으로 저렴하다. 통은 조금 비스듬히 걸려져, 안에 어떤 비품들이 있는 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옆면엔 대걸레 등을 걸 수 있는 고리가 부착되어 있다. 노동자가 각각 니즈에 맞게 플라스틱 통을 고리에 걸면 된다. 이케아에서 구매 가능하며, 가격도 700원으로 저렴하다. 통은 조금 비스듬히 걸려져, 안에 어떤 비품들이 있는 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종합해 나온 솔루션이 '스르륵 카트'다. 호텔에서 쓰는 카트와 비교해 폭이 대폭 줄었다. 고객과 마주쳐도 통행이 가능하고, 카트를 객실 내로 들일 수 있어 동선을 줄였다. 어느 정도 무게감은 있어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객실 문 스토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케아에서 700원이면 구매할 수 있는 플라스틱 통을 니즈에 맞게 걸면 된다. 통은 조금 비스듬히 걸려져, 안에 어떤 비품들이 있는 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분리가 간편해 필요한 비품만 챙겨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효율성을 테스트한 결과 기존의 청소방식은 11분 동안 19회 이동한 반면, 야놀자 가이드에 따라 청소했을 땐 12분 동안 7회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 동선은 확연하게 줄었다. 문앞에 카트를 세워놓고 수납함을 분리해 객실 안까지 들고 갈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였다. 

아울러 '든든 벨트'도 노동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든든벨트는 침대나 침구류 교체 등 무거운 짐을 계속해서 들어야 하는 현장 근로자들의 허리를 보호할 수 있는 기구다. 작은 주머니가 달려 있어 면봉 같은 작은 비품은 물론 핸드폰을 넣을 수 있다. 청소 노동자들 대부분이 중국 등 해외에서 온 탓에 SNS를 통해 짬짬이 가족들에게 소식을 전하는 것을 보고 추가한 작은 배려다. 스르륵 카트와 든든 벨트를 업장에서 테스트하고 난 뒤, "놓고 가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라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현재 3000여명의 이용객들이 참여해 청결 숙소 30곳을 선정했으며, 이달 중 스르륵 카트와 든든 벨트 각각 1개씩이 무상으로 지원된다. 현장 테스트를 거쳐 카트를 활용한 청소 방법 가이드와 함께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배포 일정이나 방식은 미정이나, 다음 달 중엔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 본 프로젝트의 목적 자체가 분명하기 때문에 가격도 마진을 남기지 않는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르륵카트와 든든벨트는 와이프로젝트의 첫번째 솔루션이다. 야놀자는 조명이 달린 머리카락 제거 기구, 분리와 조합이 쉬운 종이 박스 등 여러가지 제품들을 고민·개발 중에 있으며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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