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과 잇따라 손 잡는 유통街…속내는?
스타트업과 잇따라 손 잡는 유통街…속내는?
  • 신민경 기자
  • 승인 2019.06.2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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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상생' 내세우지만 실상은 '생존 전략'
'정체' 오프라인, '성장' 온라인…유통 판도 급변
"온라인 입지 확대 위한 IT인력 확보 차원" 분석

[키뉴스 신민경 기자] 대다수 영업 인력으로 구성된 유통업체들이 사내 부족한 IT인력을 스타트업과의 협업으로 충원하고 나섰다. 오프라인 사업이 성장 정체를 모면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 사업의 성장을 통해 당면 문제를 상쇄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25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교원그룹은 유망한 국내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할 목적으로 내달 21일까지 공모전을 열고 10팀을 뽑는다. 교육과 생활가전 분야에 주력하는 사업 특성을 내세워 공모 부문 역시 동종 업종으로 한정한다. 다만 사내 인재가 결여된 IT분야와의 접목에 집중해,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을 활용한 실감형 교육 콘텐츠나 AI(인공지능) 기반 학습관리 시스템 등 에듀테크·생활가전 혁신기술 관련 회사를 우선 선발키로 했다. 준비된 상금과 투자금은 총 12억원 수준이다. 교원은 공모로 선발된 스타트업들의 사업역량 강화와 기술상용화를 돕고 궁극엔 자사와의 협업모델 개발을 진행할 방침이다. 신영욱 교원 디지털융합사업본부장은 "전 분야에 걸쳐 급속도로 기술이 발전하고 빠르게 디지털화하고 있다"며 "전도유망한 신사업 발굴의 필요를 절감 중이며 이에 따라 혁신기술을 갖춘 스타트업과의 상생 문제가 대두됐다"고 했다.

올해들어 유통기업들이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사례는 여럿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GS리테일은 반려동물 관련 스타트업 기업인 펫츠비, 퍼피웍스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들은 반려동물 콘텐츠 플랫폼 조성과 데이터 활용 기술을 상호 교류하기로 합의했다. CJ그룹도 지난 4월 물류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미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스타트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해 양질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을 공모한 바 있다. 공모 분야는 '물류 효율성 개선을 위한 로보틱스 기술'과 '스마트 미디어 콘텐츠', '극장 공간을 활용한 넥스트 시네마' 등이다. 선발된 6개팀은 지난 20일부터 각 팀별로 기술·사업화를 논의 중이다. 같은달 이랜드리테일 역시 자사에 축적된 인프라를 활용해 유통산업 분야 스타트업 운영을 지원하고 업무협력을 도모하기로 했다. 주로 비디오 커머스와 디지털 마케팅 등의 리테일테크와 온·오프라인 매장 입점이 가능한 신규 유통 콘텐츠 발굴과 관계 있는 스타트업을 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신민경 기자)
(사진=신민경 기자)

스타트업과의 협력 행보를 두고 기업들이 표면적으로 내세운 명분은 상생을 통한 동반 성장 도모이나, 실상은 생존 전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구매 시장 규모는 지난 2012년 34조에서 2018년 114조로 크게 불었다. 기존 5%대에 머물던 모바일 커머스의 점유율이 불과 6년 만에 60.8%로 증가한 것이다. 비약적으로 몸집이 커진 온라인 시장과는 달리 오프라인 시장 업황은 수요 감소로 인해 불안하다. 이 때문에 핵심 사업이 영업인 유통·소비재회사들이 온라인 쇼핑 공간에 대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스타트업과 접촉해 IT인력을 확보하고 나선 것이다. 유통업계가 자사 재원만으로는 사내 IT인력 수급을 균형적으로 조절하기 힘들어서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키뉴스에 "4차산업혁명으로 유통산업도 더이상 과거에 안주할 수 없게 됐으며 기업들도 기술 순응과 활용에 유연한 스타트업의 장점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며 "그룹사 내 스타트업 투자 담당 부서가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들도 외부 IT인재 수혈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고 했다. 유통업계의 협력 배경에 대해선 "사회공헌 차원의 상생은 아니며 오히려 자사 생존 전략에 가깝다고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애초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관건인 내수소비와 협력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된단 점에서 이같은 경향은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이동기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일전엔 대기업과 중소벤처 사이에서 갈등이 대두되는 문제들이 많아 정부가 나서서 양자간 협력과 상생을 주문하던 때가 있었는데 최근엔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며 전략적 제휴를 맺는 추세다"면서 "이젠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도와준다는 일방향적 개념이 아니라 상호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교수는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대등한 관계의 협력은 일시적 지원보다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하다"며 "이같은 전략적 상생 움직임은 국가 경제에 바람직하며 앞으로 보다 득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례로 지난해 롯데그룹의 창업 전문 회사인 롯데액셀러레이터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 '몽가타(수면유도 모션 베드 제조)'가 롯데렌탈과의 직접적인 사업 제휴로 고단가제품의 판매 고민을 해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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