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살 사이버 보안 기업, 시만텍의 여정은 계속된다
37살 사이버 보안 기업, 시만텍의 여정은 계속된다
  • 석대건 기자
  • 승인 2019.07.11 0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이버보안 전통 강자 ‘시만텍’의 시대는 이대로 저무는 것일까? 

지난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반도체기업 브로드컴이 보안기업 시만텍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전했다. 예상 인수 금액은 약 150억 달러(약 17조 7000억 원)로 예상된다. 

지금의 시만텍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사이버 보안 강자 시만텍, SW기업을 인수하다

지난 2004년 12월, 시만텍은 기업 데이터 저장 관리(스토리지) 기업 베리타스를 전격 인수한다. 인수 금액은 135억 달러다. 그때까지만 해도 SW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였다. 베리타스는 EMC에 이어 스토리지 SW 시장의 2위 기업이었다. 

시만텍은 베리타스와의 합병을 통해 보안 기업을 넘어 SW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합병 이유는 기업용 SW 시장 확장이다. 인수 당시 존 톰슨 시만텍 CEO는 “하나의 기업이 다양한 솔루션을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는 경쟁자를 더 많이 만드는 계기이기도 했다. 기존 보안 시장에서는 맥아피, 체크포인트와 경쟁해야 했다. 2004년 설립된 파이어아이도 위협했다. 스토리지 시장에서는 EMC와도 싸워야 했다. 그 외에도 기업용 SW 시장에는 MS, IBM, 오라클 등이 버티고 있었다.

아쉽게도 시만텍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2004년 11월 고점을 찍었던 시만텍의 주가는 베리타스 인수 후 하락세를 겪게 된다. 그 사이 주요 경쟁업체의 주가는 체크포인트 약 3.2배, IBM은 약 2배, 오라클은 약 3배 올랐다.

(사진=구글 차트)
시만텍은 베리타스 인수 이후 우상향의 주가 상승세가 꺾였다. (사진=구글 차트)

결국 시만텍은 10년 만인 2014년 10월, 베리타스 분사를 결정하고 이듬해 1월에 완료했다. 시만텍은 보안 사업 부문을 유지하고, 스토리지 부문은 '베리타스 테크놀로지스'라는 이름을 새롭게 갖게 됐다. 

하지만 베리타스 분사는 매각의 예고편이었다. 

분사 결정 1년 반 뒤인 2015년 8월, 시만텍은 베리타스의 매각 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매각 작업은 급속도로 진행돼, 2016년 2월 미국 칼라일 투자 그룹은 베리타스를 시만텍으로부터 약 53억 달러(당시 약 6조 2천6백억 원)에 인수했다. 당초 시만텍이 매각 금액으로 내세운 80억 달러(당시 약 9조4천5백억 원)보다, 10년 전 인수 금액인 135억 달러보다 한참 모자란 가격이다.

그리고 시만텍은 보안 사업 강화를 위해 2016년 8월에는 웹 보안 기업 블루코트시스템스(Blue Coat Systems)를, 2017년 초에는 계정 보안 기업 라이프록(LifeLock)을 인수했다.

10년 만에 베리타스 매각에 이어, 인증 사업까지 포기

아쉽게도 순수 보안 기업이 된 시만텍의 시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만텍의 인증기관(CA)의 인증서 부정 발급에 따른 비신뢰 사태가 터졌다. 당시 시만텍은 세계 최대 상용 인증서 발급업체였다.

2017년 초 구글 개발자는 시만텍의 SSL 인증서가 부정 발급됐다고 주장하며, 시만텍이 감독기관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SSL 인증서는 브라우저와 HTTPS 구현 웹 사이트 간 연결을 암호화하는데 사용된다. 시만텍은 127개의 인증서가 잘못 발급됐음을 인정했다.

이후, 시만텍은 인증 사업 포기했다. 당시 인증 사업의 2위였던 디지서트가 2017년 11월 시만텍의 인증서 부문을 인수했다. 디지서트는 기존 시만텍 TLS 인증서 사용 기업의 인증 재발급 작업을 추진해, 2018년 약 5백만 개의 글로벌 인증서를 교체했다.

인증 사업 매각 당시, 시만텍 CEO인 그렉 클라크(Greg Clark)는 “이제 시만텍은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집중 분야는 클라우드 보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8년 5월, 사업 재편을 공언한 그렉 클라크 시만텍 CEO 마저 사퇴한다. 연속된 악재로 인해 시만텍 주가는 지난해 33% 하락했다.

(사진=ARN)
(사진=ARN)

이제 시만텍은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다. 시만텍의 예상 가격은 약 150억 달러(약 17조 7천억 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시만텍의 가치를 220억 달러로 평가했다. 브로드컴은 시만텍 인수를 통해 금융 그룹과의 사업에 활용할 것을 예상된다. 양사의 합병 협상 소식이 전해지자, 시만텍 주가는 17% 상승했다.

만약 브로드컴이 시만텍을 인수한다면, CA테크놀로지스와도 식구가 된다. 지난 2018년 7월, 브로드컴은 189억 달러(22조 3천억 원)를 들여 CA테크놀로지스를 인수했다. 목적은 기업용 SW 공급. 시만텍은 15년을 지나 다시 SW와 만나게 됐다.

브로드컴의 시만텍 합병 여부는 오는 7월 중순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982년 설립된 후, 온몸으로 디지털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사이버 보안 기업의 여정은 현재진행형이다.

네이버 뉴스 스탠드에서 키뉴스를 만나보세요. 키뉴스 뉴스스탠드 바로가기 - MY 뉴스 설정

  • 서울시 강남구 역삼로25길 46, 3층(역삼동) (주)디지털투데이
  • 대표전화 : (02)786-1104
  • 팩스 : (02)6280-110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효정
  • 제호 : 온라인 디지털 경제미디어 키뉴스(KINEWS)
  • 등록번호 : 서울 아 00926
  • 등록일 : 2009-08-03
  • 발행일 : 2007-05-09
  • 발행인/편집인 : 김영준
  • 온라인 디지털 경제미디어 키뉴스(KINEWS)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온라인 디지털 경제미디어 키뉴스(KI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kinews@kinews.net
ND소프트
인터넷신문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