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웨스턴디지털이 일본 키옥시아와 공동 운영하는 낸드플래시 공장에서 재료 오염 사고가 발생해 가동이 정지됐다. 아직 정확한 생산 차질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시장조사업체들은 1분기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10% 정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한다. 

오는 2분기 중으로 예상되던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 시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요카이치 낸드플래시 공장 내부. /사진=키옥시아
요카이치 낸드플래시 공장 내부. /사진=키옥시아

10일 웨스턴디지털은 보도자료를 통해 키옥시아와 합작설립한 일본 요카이치·키타카미 생산시설 2곳에서 낸드플래시 재료 오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해당 공장은 가동을 멈췄으며, 최소 6.5EB(엑사바이트⋅1EB는 약 10GB) 규모의 낸드플래시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웨스턴디지털은 어떤 공정이 어떻게 오염됐는지, 생산시설은 언제 재가동 할 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키옥시아도 회사 홈페이지에서 낸드플래시 생산에 부분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간략하게 언급했다. 키옥시아측은  "빠른 시일 내에 정상 운영 상태로 복구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시행 중"이라며 "2D 낸드플래시 메모리 출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통상 실리콘 웨이퍼 상태에서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데는 3개월 가량이 소요된다. 이 기간 생산 중이던 웨이퍼를 폐기하고, 생산 라인을 재정비하는데 걸리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웨스턴디지털이 명시적으로 밝힌 6.5EB에 키옥시아의 피해까지 합치면 최소 13EB 이상의 생산분이 감소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에런 레이커스 웰스파고 연구원은 두 회사의 생산량 감소 규모가 16EB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공급규모는 175.4EB 정도다. 16EB면 전체 공급량의 10%에 달하는 규모다. 

고공행진하던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 다소 주춤한 이후 재반등 하는 시점을 2분기 중으로 당초 업계는 추정했다. 만약 웨스턴디지털⋅키옥시아의 생산차질이 수요기업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면 반등이 더 빨라질 가능성도 크다. 반도체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기업들이 구매 시기를 앞당기고 구매량을 늘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각각 19.3%와 13.2%를 차지했다. 점유율 기준 2⋅4위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메모리 반도체 시황은 예상보다 견조했다”며 “구글⋅메타⋅아마존⋅알리바바 등 빅테크 기업들로서는 메모리 반도체 구매 전략을 재조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파이브에코(FIVE ECO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