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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투자한 오로라, 어떻게 자율주행 세상을 바꿔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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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투자한 오로라, 어떻게 자율주행 세상을 바꿔놓을까
  • 산호세(미국)=김주연 기자
  • 승인 2019.10.2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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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피아트크라이슬러(FCA)를 고객사로 두고 있고, 아마존과 세쿼이아·티로우프라이스·피델리티 등의 업체들로부터 매 투자 라운드마다 6억달러(7086억원) 이상을 모금하는 회사.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글로벌 부품 업체가 아니다.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오로라(Aurora)다. 오로라는 현대차의 자율주행 협력사 중 가장 베일에 싸여있는 회사다. 심지어 오로라가 어떤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지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오로라가 생각하는 자율주행 기술은 무엇일까. 오로라의 자율주행 기술은 어떻게 세상을 바꿔놓을까. 오로라 공동창업자이자 최고제품책임자(CPO)를 맡고 있는 스털링 앤더슨(Sterling Anderson) 전 테슬라 오토파일럿 개발 총괄을 직접 만났다.

 

자율주행의 정의: 인간과 무관하게 차량을 운전하는 기술

오로라는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넥소(NEXO)로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한 바 있다./현대차
오로라는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넥소(NEXO)로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한 바 있다./현대차

모두가 자율주행을 말하는 시대가 됐다.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차’라는 광의는 하나지만, 협의는 자율주행을 말하는 사람마다 다르다. 

스털링 앤더슨 오로라 CPO는 자율주행을 ‘인간과 무관하게 차량을 운전하는 기술’로 정의한다. 자율주행은 인간이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그 자체로 안전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약 135만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이 사고의 대부분은 인간의 실수로 인해 일어난다. 

그는 “교통사고로 인한 경제적인 비용과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은 사람들이 내는 감정적 비용까지 감안하면, 자율주행은 사회경제적으로 가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기술은 현재보다 교통 효율성도 높인다. 자율주행 기술은 주차장에서 쉬고 있는 차량을 길거리로 불러내 물건과 사람을 옮기는데 쓰일 수 있게 한다. 지금처럼 자동차를 소유할 때보다 총소유비용(TCO)을 줄일 수 있고, 현재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는 많은 공간은 더 효율적인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자율주행 생태계에서 오로라는 ‘운전자’를 만든다

오로라의 자율주행 플랫폼은 크게 오로라 클라우드와 오로라 드라이버로 구성된다. 오로라 드라이버(Aurora Driver)는 전 세계에서 어떤 차량이든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데이터서비스 플랫폼이다. 

오로라 클라우드는 오로라 드라이버가 장착된 차량과 연결돼 차량이 완성차(OEM) 업체, 모빌리티 업체, 차대 관리 업체 등 생태계 내 당사자들과 연결,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한다. 

 

오로라 플랫폼은 오로라 드라이버와 오로라 클라우드로 구성된다. 오로라 클라우드에서 물류 업체, 모빌리티 업체, 차대 관리 업체, 각 차량이 서로 연결된다./오로라
오로라 플랫폼은 오로라 드라이버와 오로라 클라우드로 구성된다. 오로라 클라우드에서 물류 업체, 모빌리티 업체, 차대 관리 업체, 각 차량이 서로 연결된다./오로라

예를 들어 완성차 업체가 오로라 플랫폼 위에서 동작하는 차량을 만들면 차대 관리 업체들이 이 차량을 관리하고, 공유 차량 업체들이 원할 때 오로라 플랫폼이 장착된 차량을 요청해 받는 식이다. 

스털링 오로라 CPO는 “우리는 자동차를 제조하지 않고, 그럴 계획도 결코 없으며 우리만의 교통망도 구축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율주행 생태계에서 우리는 ‘운전자’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으며 그것이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스타트업이 놓치고 있는 통합의 중요성 

작년까지만 해도 실리콘밸리에서는 자율주행만 수백곳 이상의 스타트업이 있었다. 인지(Perception), 판단(Decision), 제어(control)의 각 단계별로 수많은 스타트업이 존재했지만, 현재는 극소수의 업체만이 남았다. 오로라도 그 중 하나다.

그는 ‘뛰어난 팀’ 덕에 오로라가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오로라는 스털링과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 총책임자였던 크리스 엄슨, 우버의 인식기술개발 담당이었던 드류 배그널이 지난 2017년 공동 창업했다. 설립 2년이 갓 넘은 이 회사에는 현재 400여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고, 사무실도 5곳이나 된다.

이처럼 많은 인력이 필요한 이유는 오로라가 인지·판단·제어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모든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개발하기 때문이다. 기존 업체들이 라이다 등 하위 모듈 하나를 개발할 때 이 업체는 처음부터 통합적인 자율주행 시스템을 구축했다.

스털링 CPO는 “단일 기술만 개발할 경우 상·하위 모듈을 결합할 때 둘 다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도 서로 아주 정확하게 들어맞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 팔로알토에 있는 오로라 사무실 앞 현판./KIPOST

오로라 드라이버는 소프트웨어와 맞춤 설계된 하드웨어로 구성돼 완성차 업체가 원하는 사양을 정확히 제공할 수 있다. 센서의 경우 카메라·라이다·레이더를 모두 활용하고, 인프라 투자 비용 탓에 상용화 여부가 불투명한 대차량통신(V2X)이 없어도 자율주행이 가능하게끔 했다.

오로라가 통합한 건 이뿐만이 아니다. 오로라는 머신러닝(ML)만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없다고 본다. 머신러닝은 카메라 등 센서로 주변을 인식하고, 알고리즘이 판단을 내려 차량을 움직인다. 즉, 센서로부터 얼마나 많은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성능의 척도다.

하지만 이를 구현하기 위해선 그만큼 거대한 컴퓨트 시스템이 필요하고 한 번 문제가 생길 경우 유일한 해결 방안은 더 많은 데이터를 집어넣고 다시 시도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하면 해당 알고리즘 자체가 달라지고, 이전에는 멀쩡했던 다른 영역이 말썽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즉, 유효성 검사 관점에서 머신러닝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접근 방식이다.

이에 오로라는 머신러닝과 엔지니어링을 조합했다. 인식이라는 특정 영역에서만 머신러닝을 활용하고, 일반적인 엔지니어링으로 압축 및 기타 처리를 수행해 ‘판단’이 아닌 객체의 ‘움직임 계획’을 세운다. 이를 통해 훨씬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스털링 CPO는 설명했다.

 

자율주행은 언제, 어떻게 상용화될 것인가

스털링 앤더슨(Sterling Anderson) 오로라 CPO./오로라

하지만 아직 자율주행은 갈 길이 멀어보인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 기술을 총 6단계로 나눈다. 아직 사람이 운전대에서 손을 떼는 자율주행 3단계조차 상용화되지 않았다. 

오로라는 조건부 자율주행인 4단계와 완전 자율주행인 5단계에 초점을 맞춰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당장은 4단계에 집중하고 있다. 자율주행 4단계는 운전자가 수동으로 운전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도 자율주행 시스템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단계로,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지역이 제한된다.

5단계는 아주 장기적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든 도시, 모든 도로, 모든 환경 조건에서 자율주행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율주행은 하나의 단계를 완벽히 상용화하고 여기서 나온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알아낸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게 신뢰성을 만족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가 오로라 외 앱티브와 합작사를 세우는 것처럼 자동차 업체들이 여러 업체와 손을 잡는 것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오로라는 각 구성원이 경험했던 모든 것들을 바탕으로 자율주행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솔루션을 설계했다”며 “우리는 이 솔루션이 업계의 다른 경쟁자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성장·개선해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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