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휘는 디스플레이 시대가 열렸지만 여전히 굴곡면이나 복잡한 형태의 표면을 가진 기기,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탄성소재 등에는 전극을 구현하기 힘들다. 전극이 일정 곡률 이상 휘어지거나 늘어나거나 수축하면 전기적 특성이 유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난제를 풀 수 있는 신축성 전극 핵심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휘거나 늘리거나 심지어 비틀어도 전기적 성능이 변하지 않는 전도성 고분자 기반의 고해상도 신축성 전극 기술이다.

서울대 공대(학장 차국헌)는 전기·정보공학부 이신두 교수팀(강수지 박사과정학생, 이보연 박사, 이신형 박사)의 해당 연구 결과가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 네이쳐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9월 10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이신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왼쪽), 강수지 박사과정 연구원. /서울대 공대 제공
▲이신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왼쪽), 강수지 박사과정 연구원. /서울대 공대 제공

 

이번 연구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넘어 신축성이 있는 소재를 기반으로 한 전자회로, 센서, 소자 등을 제작하거나 집적하는데 요구되는 신축성 전극의 해상도, 성능 재현성과 신뢰성의 기술적 난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웨어러블 응용 분야에서 다양한 탄성 변형에 대해 전기적 성능을 균일하게 유지하고 높은 안정성과 재현성을 가지는 신축성 미세 전극 어레이는 핵심요소다. 지금까지 전도성 고분자의 경우 신축성 기판 자체의 소수성(물과 화합되지 않는 성질) 때문에 높은 패턴 정확도와 수십 마이크로미터 너비의 해상도를 가지는 전극 어레이를 제작하는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이신두 교수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처음으로 기판 표면에서의 방향성 젖음 국지화 (directional wetting localization) 개념을 제안해 기판의 표면 에너지를 증가시키고 기판과 용액 사이의 에너지 차이와 방향성 젖음을 원하는 수준으로 조절해 높은 패턴 정확도를 가지는 신축성 전극 어레이를 개발했다.

이 신축성 전극 어레이는 패턴 모양과 무관하게 균일하고 안정한 전기적 특성을 보였고 인간 관절의 평균적 운동 범위인 40% 수준의 인장률 변형에서도 전기적 특성이 우수하게 유지됐다. 또 용액 공정으로 신축성 전극 위에 제작된 유기 고분자 발광 다이오드는 반복적인 인장 변형에 대해서 대단히 안정적인 발광 특성을 보였다.

전도성 고분자 기반의 고해상도 신축성 전극 핵심기술은 다양한 형태(form factor)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전자소자 및 센서 등의 개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극 여러 부분과 연결해 전기적 성능이 나오면 LED가 붉은 빛을 내는 실험. 손가락에 신축성 소재를 끼워 비틀거나, 늘리거나 수축시켜도 LED가 꺼지지 않고 빛을 낸다. /이신두 교수팀 제공
▲전극 여러 부분과 연결해 전기적 성능이 나오면 LED가 붉은 빛을 내는 실험. 손가락에 신축성 소재를 끼워 비틀거나, 늘리거나 수축시켜도 10개 LED 모두 꺼지지 않고 빛을 낸다. /이신두 교수팀 제공

이 연구는 서울대학교 정보기술사업단 BK21 플러스 사업과 삼성디스플레이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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